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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4 오후 11:25:19 입력 뉴스 > 구정뉴스

더울 때 간절히 생각나는 막국수 기분좋게 후루룩!



[서대문인터넷뉴스]
양양메밀막국수

양양메밀막국수

정동현 맛있는 한끼, 서울 (40) 방배동 ‘양양메밀막국수’

 

여름엔 땀을 뻘뻘 흘리며 탕국을 먹어야 힘이 난다는 말도 하루 이틀. 실내에 앉아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면 차가운 음식만 생각난다.

 

아침에 출근하면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저녁이 되면 부리나케 집으로 가 맥주 한 캔을 딴다.

 

점심에는? 글쎄, 입맛이 떨어져서 아무 것도 입에 넣기가 싫다. 밖을 바라보면 하늘은 맑고 태양은 자비가 없다.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혀가 바싹바싹 마를 때, 달아오른 몸이 냉기를 원할 때, 생각나는 집이 있다.

 

방배동 ‘양양메밀막국수’ 집이다. 막국수를 먹으러 강원도 어드메를 헤매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막국수 생각이 나면 방배동부터 떠오른다.

 

무척이나 무더운 날, 방배동으로 차를 몰았다. 이른 점심이라 식당 안은 조용했다.

 

눈을 감으면 태양빛에 도로가 바싹 바싹 마르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았다.

 

선풍기 고개가 몇 바퀴 돌아갈 무렵, 주문을 넣었다. 주인장은 주문표를 스윽 보더니 메밀가루를 양푼에 붓고 반죽을 하기 시작했다.

 

굵고 마디진 손이 반죽을 쥐었다 폈고 그때마다 팔뚝의 핏줄이 오르락 내리락 했다.

 

그 사내의 이마에 땀이 한 방울, 두 방울 고였다 흘렀다. 글루텐이 적어 찰기가 잘 생기지 않는 메밀반죽에 애써 힘을 주어 면의 골격을 이끌어냈다. 반죽 할 때마다 양푼이 달그락 달그락거렸다.

 

그 소리를 듣는 사이 상에 찬이 깔렸다. 눈이 제일 먼저 간 곳은 두툼하게 썰린 배추김치였다.

 

늘 형편이 없이, 혹은 성의 없이 깔렸던 배추김치가 아니었다. 각을 잡고 높이 쌓아 가지런히 놓은 배추김치를 보니 자연스럽게 젓가락이 갔다.

 

김치는 상온에 오래 두어 퀴퀴한 냄새가 나지도 않았고 단맛이 돌아 입맛을 해치지도 않았다. 우물에서 김치를 건져 올린 것처럼 시원하고 깔끔했다. 잊고 살았던 김치 맛이었다.

 

 

돼지고기를 섞고 기름에 구운 김치전

돼지고기를 섞고 기름에 구운 김치전

그 다음은 그 김치에 물과 밀가루, 돼지고기를 섞고 기름에 구운 김치전이었다. 그 맛만큼 사람들 젓가락 속도가 빨라졌다. 아삭아삭 씹히는 김치에 돼지고기의 달큰한 지방이 기분 좋게 씹혔다.

 

어릴 적 거실 바닥에 앉아 손으로 찢어 먹던 그 맛이었다. 반듯이 썰려 나온 돼지고기 수육도 정갈했다.

 

당연히 잡내는 없었고 이가 쑤욱 하고 들어가는 야들야들한 살결에 한 점만 집어먹기가 아쉬웠다. 상추에 싸먹고 곁들인 무말랭이와 김치에도 싸먹었다. 몸에 없던 힘이 생기고 사라졌던 식욕이 점차 돌아왔다.

 

 

야들야들한 살결에 한 점만 집어먹기가 아쉬운 돼지고기 수육

야들야들한 살결에 한 점만 집어먹기가 아쉬운 돼지고기 수육

 

기다리던 막국수는 수육이 거진 없어질 타이밍에 도착했다. 주인장이 우리가 먹던 모습을 계속 지켜보던 모양이었다.

 

먼저 빨갛게 올라간 회가 돋보이는 회메밀막국수를 휘휘 저어 비볐다. 달달하고 매콤하며 신맛이 팍 도는 맛이 먼저 혀에 닿았다. 하지만 자극이 아니었다.

 

거친 촉감이 먼저 느껴지는 면을 한 움큼 젓가락으로 집어 입속에 집어넣자 명태회무침의 빨간 맛이 자연히 순해졌다. 동물성 양지육수와 바다에서 난 명태회, 땅에서 난 메밀국수가 각자 역할에 충실했다. 명태회무침이 빠진 막국수는 산에 올라 먼 바다를 바라보는 듯 말끔하게 탁 트인 맛이었다.

 

 

빨갛게 올라간 회가 돋보이는 회메밀막국수

빨갛게 올라간 회가 돋보이는 회메밀막국수

마지막으로 젓가락이 간 음식은 김치비빔국수였다. 김가루가 송송 뿌려진 대접을 보자 침이 입 안에서 쑥 하고 뿜어져 나왔다. 맛을 본답시고 젓가락을 끼적거릴 모양이 아니었다.

 

적장의 목을 치듯 젓가락을 힘차게 뽑아들고 면을 들었다. 고소한 참기름, 달달한 설탕, 매콤한 고춧가루, 시큼한 김치가 사물놀이 장단을 치듯 맛에 가락을 만들었다. 허기진 농부처럼 대접을 비워나갔다.

 

 

시큼한 김치가 일품인 김치비빔국수

시큼한 김치가 일품인 김치비빔국수

 

대접을 비웠을 때도, 마지막 남은 양념을 핥듯 싹싹 긁었을 때도 태양은 여전히 뜨거웠다. 여름도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내 몸에는 서늘한 바람이 스쳐지나갔다. 그 바람은 땅에서 자라고 땅에서 묵은 맛이었다.

 

 

정동현대중식당 애호가 정동현은 서울에서 선택할 수 있는 ‘한 끼’를 쓴다. 회사 앞 단골 식당, 야구장 치맥, 편의점에서 혼밥처럼, 먹는 것이 활력이 되는 순간에 관한 이야기다.

 

 

 

 

 

편집국(sdm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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